아이를 낳는 것은 어떤 것과도 비교하지 못할 아름답고 경이로운 일이지만 아이를 낳은 산모가 매순간 행복한 것은 아닙니다. 대부분의 산모는 아이를 낳은 후 한동안 산후우울증에 시달리며 괴로운 시간을 보내는데요.
우울함과 불안을 느끼게 되는 산후우울증은 보통 출산 후 10일 이후부터 산후 1년까지 지속되며 산모를 갉아먹습니다. 이 증상이 오래가면 아기를 제대로 양육하기 어렵고 모자 간의 관계 형성에 악영향을 끼치며 가족 관계까지 망쳐놓는데요.
심한 경우에는 스스로 세상을 떠나기도 합니다. 이런 산후 우울증은 연예인들에게도 예외 없이 찾아오는데요. 실제로 산후우울증으로 세상을 떠난 사람도 있습니다. 바로 아나운서 김태희입니다.
그녀는 15개월과 생후 2주짜리 아들 둘을 남겨두고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는데요. 심각한 산후우울증이 직접적인 사인이 되지 않았느냐는 말이 무성했습니다. 하지만 단순한 산후 우울증을 사인으로 꼽기에는 석연치 않은 점이 많았습니다.
그녀는 프로 바둑기사 유창혁을 만나 사랑을 키우다 같은 해 10월 결혼했는데요. 결혼 후 두 사람은 알콩달콩 잘 사는 잉꼬부부의 모습을 보여 모든 부부의 부러움을 샀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날마다 행복하게 지내고 있던 어느 날 2004년 2월 29일 아나운서 김태희가 자택에서 주검으로 발견됐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전했는데요. 부고가 전해졌을 때 언론은 그녀가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김태희는 사건이 일어나기 2주 전 둘째 아들을 조산하고 심각한 산후우울증에 시달리다 결국 안타까운 선택을 한 것이라고 보도되었는데요. 하지만 남편 유창혁은 잘못된 언론 보도라며 분노했습니다.
이후 유서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극단적인 선택이 아니라는 것인데요. 그리고 그녀가 산후 우울증을 앓던 것은 맞으나 음주 심장마비가 원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사건이 일어나기 직전까지도 두 사람은 새벽까지 함께 티비를 보며 단란한 시간을 보냈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침에는 아내의 친정 식구들과 함께 시골로 바람 쐬러 가기로 약속을 했었는데요.
그래서 김태희는 “내일 당신이 운전해야하니 피곤하지 않게 내가 큰아이 재우고 다른 방에서 자겠다”고 했습니다. 아무도 이 말이 그녀의 유언이 될 줄 몰랐는데요.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 옆방 문을 열려던 유창혁은 문이 잠긴 것을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아내가 가끔 문을 잠그고 단잠에 들기도 했기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지 않고 넘겼습니다. 하지만 점심 무렵 장모님과 처제가 찾아와 문을 두드릴 때까지도 기척 없어 자는 줄 알았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방 안에서는 아무런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았고 그제야 이상을 느낀 그는 급하게 열쇠를 찾아 문을 열었습니다. 문을 열고 난 후 그는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말을 잊지 못했습니다. 빈 소주병 3병과 구토의 흔적 그리고 쓰러진 아내가 있었습니다.
그는 순식간에 아내를 잃었고 슬픔의 말도 못하게 힘겨워했습니다. 특히 그는 일부 매체 오보에 고인이 편히 눈을 감지 못할 거라며 분노하고 더 슬퍼했습니다.
김태희가 갑작스럽게 떠난 후 남편 유창혁은 아내의 빈자리를 여전히 느끼고 있는데요. 김태희가 하늘에서 남편을 자랑스러워할 수 있도록 유창혁이 전성기 기량을 회복하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