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쌤통이네” 한국여자 출연자 대놓고 희롱하던 독일 심사위원과 관객들까지 합세해 야유하다 5초만에 참교육 당한 이유

전 세계적으로 한국이 주목받고 있는 요즘이야 다르지만 동양인이라는 이유로 야유를 퍼붓는 관객과 심사위원들의 모습이 그대로 방송에 나왔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독일 오디션 프로그램 ‘다스 갓 탤런트’에서 독일의 유명 음악가인 한 심사위원은 심지어 참가자의 발음을 트집 잡으며 조롱하기까지 했는데요. 관객들도 야유, 짜증 등 매너 없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첫 곡을 마친 그녀가 머리를 풀고 다음 곡을 연주하자 관객들은 박수는 물론 모두 일어나 기립박수를 보냈습니다.

한숨이 나오는 상황에서 실력으로 참교육해버린 한국인 바이올리니스트는 바로 코리아 리, 이선옥 씨입니다.
그때 심정이 어땠는지 코리아 리, 이선옥 씨께 여쭤봤습니다.

Q. 관객 야유가 빗발치는 가운데에서도 끝까지 연주하시는 모습이 대단했습니다. 연주를 멈추고 무대에서 내려가고 싶지 않으셨나요?

코리아 리(이선옥 씨) – 많은 사람들이 물어봐요. 갓 탤런트 갔을 때 어떻게 끝까지 연주를 할 수 있었는지. 많은 사람들이 우~ 하고 소리 질렀고 “집에 가라”, “그만둬라” 참 야속겠죠. 그때 연주를 하면서 눈앞이 깜깜했어요. 동료들, 교수님들, 아는 모든 사람, 친구들, 부모님까지 다 생각이 나면서 ‘아, 나 이거 어떡하지’ 싶더라고요.


그때 끝까지 연주를 할 수 있었던 건 아마도 제가 처음 비엔나에 와서 예술 고등학교를 나왔는데요. 그때 첫 1, 2학기가 지옥 같았어요. 그 당시 독일어를 기초 밖에 못했고 담임 선생님이 독일어과 선생님이셨는데 정말 아직도 생생해요.
월요일, 수요일, 금요일 아침 첫 시간이 독일어였어요. 맨날 아침에 들어오셔서 외국인 학생들이 1, 2학기도 견디지 못하고 학교를 나가는 거를 수없이 본 선생님 입장에서는 아마도 강훈련을 시켜야 되겠다 싶으셨는지 아침마다 들어오셔서 저를 앞으로 나오게 해서 교과서를 읽게 했어요.
반 친구들은 독일어를 잘 못하는, 더듬더듬 읽는 저를 정말 눈물을 흘리면서 웃어댔어요. 그때 그 웃음소리가 저한텐 비수같이 심장에 꽂혔죠. 그래서 반 친구들이랑 오늘날까지 친구가 될 수 없었어요.


그렇게 졸업까지 갔고 그러고 저는 강해졌죠. 아마도 그때 그 어릴 적 그 학창시절에 있었던 일들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고, 갓 탤런트 무대에서도 그토록 관중들이 아우성을 쳐도 끝까지 연주를 할 수 있게끔 제 성격이 다 만들어진 것 같아요.
그래도 다행이죠. 스탠딩 오베이션으로 끝나서 다행이죠.
그때 아우성으로 끝났으면 진짜 깜깜해요.

영상 속 주인공 이선옥 씨는 13세부터 바이올린을 시작했으며, 비엔나 뮤직스쿨과 클라우스 메첼 대학교를 졸업한 재원입니다.
방송 출연 당시 비엔나 국립 음대 석사과정을 밟는 중이었다고 하는데요.

사실 이 방송이 나가고 나서 독일 사회에서는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았다고 합니다.
특히 그녀가 연주한 첫 번째 곡은 막스 브루흐의 아다지오인데요. 바이올린으로 연주하기에 극도로 까다로운 곡이라고 합니다. 이선옥 씨의 의상과 발음을 트집 잡으며 조롱하던 심사위원들이 입을 꾹 다문 것도 이 때문입니다.


독일 클래식 음악계에서는 심사위원들의 태도와 수준 높은 연주에 야유를 보낸 관객들이 부끄럽다는 말까지 나왔다고 하는데요.
연주가 끝나자 디터 볼렌을 비롯한 심사위원들은 “처음 곡도 무척 훌륭했다. 무례한 관객을 대신에 사과한다”고 말했다고 하죠.
이선옥씨가 연주한 두 번째 곡은 마이클 잭슨의 ‘스무드 크리미널’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다스 갓 탤런트’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실력을 인정받은 그녀는 독일을 비롯해 오스트리아, 프랑스 등 유럽 무대를 누비며 솔리스트로 활동하고 있으며 비엔나 국립 음대 교수로 재직 중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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