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투여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배우 이선균(48) 씨가 27일 서울 종로구의 와룡공원 인근에서 주차된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습니다. 그는 이번 해 초부터 서울 강남의 유흥업소 실장의 집에서 대마초와 케타민 등 다양한 종류의 마약을 투여한 혐의를 받고 경찰 조사를 받던 중이었습니다. 지난 10월에는 마약류 관리법상 대마 및 향정 혐의로 불구속 입건되었고, 이후 경찰로부터 총 세 차례 소환조사를 받았습니다.

1975년에 서울에서 태어난 이씨는 원광대에서 재학 중에 연극 동아리에서 연기를 시작했으며, 대학 중퇴 후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1기로 입학하여 연기를 전공했습니다. 이씨는 2019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에서 박 사장 역을 맡아 세계적으로 주목받았고, 해당 작품은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이듬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에 올랐습니다.
한편 27일에는 더불어민주당 대표인 이재명이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서 “고(故) 이선균 님을 애도합니다”로 시작하는 추모 글을 올렸다가 삭제했습니다. 대표는 “저의 책임도 적지 않은 것 같아 마음이 참 아프다”라고 적었으며, “나의 아저씨(이씨의 대표작)로서, 다음 세상에서는 그 편안하고 선한 얼굴로 활짝 웃으시기를 바란다”며 “이제 그는 편히 쉬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경찰은 유서 발견 등을 고려해 이씨의 사망을 극단적 선택으로 보고 마약 투여 혐의에 대해서는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 처리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러나 유흥업소 실장에 대한 공갈 혐의에 대해서는 계속 수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씨의 사망 이후에는 연예계 뿐만 아니라 정치계에서도 추모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전 법무부 장관인 조국은 페이스북 글에서 “무죄 추정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며 “수사권력과 언론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