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분야가 다 그랬겠지만 연예계에서 특히 개그계에서는 기수가 확실히 정해져 있고 선후배들과의 관계가 아주 돈독한 만큼 그 군기 문화도 어마했다고 하는데요. 사실 지금이야 선후배들과도 장난도 치면서 방송에서 즐겁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볼 수 있지만 과거에는 눈빛조차 마주칠 수 없을 정도로 군기문화가 엄청났다고 하죠.
뿐만아니라 몇몇 선배기수의 개그맨들은 방송에나와 군기를 잡으며 누구에게 손찌검 했던 것들을 자랑스럽게 미담 처럼 말하고 다니는 사람도 있었으니 개그계에 이런 문화가 얼마나 깊숙히 박혀 있었는지를 단적으로 볼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문화를 없애려고 노력했던 일부 개그맨들도 분명 있었는데요. 그 대표적인 사람이 바로 김국진과 유재석이라고 할 수 있죠. 좋지 않은 관습을 없애려고 노력했던 이 두 사람이 아직도 없어지지 않은 군기 문화에 허탈해 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하는데요.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개그맨들이 방송에서 보여주는 유쾌한 모습과는 달리 그들 사이에 위계 질서가 매우 엄격하다는 건 이미 많이 알려진 사실입니다. 개그맨들이 방송에서 이와 관련된 일화를 종종 털어놓기도 하는데요. 과거 kbs 해피투게더의 개그 콘서트 개그맨들이 출연했을 당시 개그맨 유세윤이 희극인실에서 후배들의 금기 사항에 대해 털어놨는데요. ‘여의도 내에서 흡연 금지 전화 금지’라고 하자 유재석이 놀라며 되묻기도 했습니다.
또한 막내들은 건방져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신문을 읽을 수 없으며 다리를 꼬는 것도 안 됐다고 하는데요. kbs 희극인실에는 음료를 지칭하는 용어가 있는데 한 후배가 뜨거운 둥굴레차를 지칭하는 ‘뜨둥’을 못 알아들어 그 기수 전체가 집합을 한 적도 있다고 하니 개그계 군기 문화가 얼마나 무서웠는지 알수 있는 단면이기도 하죠. 그 일화를 듣는 선배 개그맨들의 표정이 좋지 못했죠.
뿐만 아니라 허경환은 ‘물을 한 잔 먹는데도 긴장했다. 저걸 어떻게 먹을 것인가’라고 말하며 재빨리 물을 먹는 시범을 보입니다. 이는 물 한 잔조차도 편하게 마실 수 없었던 당시 분위기를 돌려 말하는 듯했죠. 옆에서 듣고 있던 유재석이 “우리 때보다 더 심해졌다”라며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를 접한 네티즌들은 “유재석 기수에서 없앤 군기를 유재석 앞에서 얘기 하네”, “유재석 씁쓸할 듯” 등의 반응들이 이어졌습니다.
사실 유재석이 활동하던 시절 kbs 개그맨들의 군기 문화는 상당히 악명 높았다고 합니다. kbs 공채 7기는 유재석, 김국진, 박수홍, 김용만 등을 배출하여 최고의 황금 기수로 불리는데요. 공채 7기 멤버들은 이러한 군기 문화의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다음 후배들에게 군기 문화를 답습하지 않고 끊어낸 것으로 유명합니다.
mbc 라디오 스타의 kbs 개그맨들이 출연했을 당시에도 이러한 군기 문화에 대해서 털어놓은 적이 있었는데요. 장동민은 선배들이 정해줘서 억지로 군기 반장을 한 적이 있다고 고백합니다. 장동민은 여기에서 “선배들이 보기엔 내가 적합해 보였던 것 같다”라고 하자 옆에서 듣고 있던 김국진이 갑자기 “그걸 누가 시켰냐”고 묻는데요.
갑작스러운 뼈 있는 질문에 장동민이 당황하지만 안기부에서 정하는 거라고 재치 있게 받아치며 자기는 잘 모른다고 말을 돌립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김국진이 화가 나면 코를 찡긋하는 버릇을 언급하며 아무래도 후배들의 군기 에피소드에 화가 난 것 같다는 의견들이 이어졌습니다.
김국진, 유재석 두 사람의 후배 사랑은 방송가에서도 이미 잘 알려져 있는데요. 김국진은 코미디 업계에 만연해 있는 선후배 간의 강압적인 악습을 굉장히 싫어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한 번은 선배들의 커피 심부름을 하러 온 김숙이 뒤에 김국진이 있던 것을 모르고 스무 잔이나 되는 커피를 뽑기 위해 자판기를 혼자 사용하자 그저 뒤에서 아무 말 없이 자기 순서를 기다렸다고 합니다.
뒤늦게 자기 뒤에 대선배 김국진이 있는 걸 본 김숙이 당황해서 미리 뽑아놓은 커피를 건네자 “나는 후배들한테 커피 심부름 안 시켜”라고 거절한 뒤 김숙이 커피를 다 뽑은 후에 본인의 커피를 뽑았다고 하죠.
또한 행사비를 못 받은 후배들에게 자신의 행사비 전부를 준 적도 있다고 하는데요. 무명 시절이 길었던 유재석은 후배들만 보면 용돈을 주며 후배들을 챙겨주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유재석은 방송에서 “때론 답답하다. 나만 이렇게 방송을 하면 되나. 내 일이 잘 되면 내 역할을 한 건가”라며 안 될지라도 관심을 갖는 것과 안 된다고 외면하는 건 다르다라며 끊임없이 후배들을 끌어주는 이유에 대해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를 접한 네티즌들은 “역시 잘 되는 사람들은 이유가 있다”, “두 사람 다 실력에 인성까지 최고”등의 말로 김국진 유재석 두 사람에 대한 칭찬과 응원의 댓글들이 이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