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분야에서만큼은 최고로 인정받고자 하는 욕심은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본인이 맡은 분야에서 장인을 꿈꾸곤 합니다. 바로 오늘 소개할 배우 신구 씨도 26살부터 현재 87살까지도 연기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그야말로 연기 장인이라고 불리고 있는데요.
그런데 그런 신구 씨가 최근 너무나 안타까운 소식을 전했습니다. 오늘은 소식과 더불어 우리가 그동안 알지 못했던 신구 씨의 인생을 조명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936년생으로 올해 87살이 된 신구 씨는 원래부터 배우를 꿈꾸던 사람은 사실 아니었습니다. 누구보다 학업에 열중했던 그는 학창 시절에 서울대학교 상과대학을 목표로 했을 정도였죠 게다가 신구 씨가 졸업한 경기 고등학교는 입시 명문으로 전국에 이름을 날렸던 곳입니다.
당시엔 평준화 제도가 없었기 때문에 학생들은 이 명문 고등학교를 가기 위해 높은 경쟁률에 입학 시험을 치러야 했다고 합니다. 그만큼 신구 씨도 공부를 잘했다는 것을 뜻하는데요. 그러나 그는 자신이 목표하던 서울대학교 상과대학 입시에 결국 실패하고 성균관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합니다.
자신이 목표한 대학에 가지 못했다는 아쉬움 때문인지 그는 다시 한번 서울대학교에 도전했지만, 또 한 번 실패를 겪고 맙니다. 이후 신구 씨는 더 이상의 도전을 멈추고 결국 군대에 입대하죠. 참 공부를 잘하던 그가 당시 서울대에 입학을 못한 건 너무나 애석한 일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런 실패가 없었다면 과연 우리가 신구 씨의 연기를 볼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에 뭔가 다행이라는 마음도 드네요. 인륜대사 사람이 살아가면서 치르게 되는 큰 행사를 의미하는 말이죠. 그중 하나인 결혼은 누구에게나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결혼은 유독 더 신중하게 결정을 해야 하는 것이죠. 이는 신구 씨에게도 똑같이 적용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유독 더 심하게 결혼에 신중한 모습을 보였는데요. 연기에 목숨을 걸었다라는 말이 딱 어울릴 정도로 치열하게 살던 신구 씨는 후배 소개로 아내 하진숙 씨를 만나게 됩니다. 두 사람은 한 번만 만나서 결혼하던 과거 시절에도 무려 6년이나 연애를 했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놀라운 것은 첫 만남 당시 신구 씨의 나이가 무려 34살이었다고 합니다.
결국 39살이라는 굉장히 늦은 나이에 결혼을 한 것이죠. 당시 교제를 하던 하진숙 씨는 오래도록 만남을 이어가던 친구 씨가 결혼에 대한 확신을 주지 않아 큰 실망을 했다고 고백한 적이 있습니다. 그가 얼마나 미적지근한 태도를 보였는지 이에 상심한 하진숙 씨는 급기야 미국으로 떠나버리기까지 했죠.
이후 신구 씨는 떠나 하진숙 씨의 마음을 돌리려고 계속해서 편지를 보낸 끝에야 그녀의 마음을 돌릴 수 있었다고 합니다. 아니 그토록 사랑을 했으면 빨리 결혼을 했으면 되었을 터인데 그는 왜 그토록 결혼을 미뤘던 것일까요? 신구 씨는 이유를 돈이 없어서라고 밝혔습니다.
참 뭔가 현실적이면서도 뜻밖의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이 말은 안타깝게도 사실이었습니다. 신구 씨는 결혼하기 이 년 전인 1972년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드라마의 얼굴을 내밀었고 한참 동안 무명시절을 보내야 했습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80년대에 들어서고야 안정적인 출연을 하게 되었으니까요? 배우라는 직업 자체가 불안정한데 거기다 인지도도 낮았으니 실제로 그는 늘 금전적으로 쪼들리는 상황을 겪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이유도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설명해 드렸듯이 신구씨는 명문고등학교인 경기고등학교를 나왔습니다. 그와 같은 해에 공부를 했던 사람들로는 고건 전 국무총리 이종찬 전 국가정보원장 김우종 전 대우회장 이준용 대림산업영예회장 등등이 있었죠.
즉 39살에 된 신구 씨 주변에는 소위 한 가닥 하는 고등학교 동창들이 천지에 깔려 있었을 것이라는 얘기죠 이에 신구 씨는 한때 함께 열심히 공부하던 학창 시절을 함께 보냈던 동창들의 현재 모습과 지금 자신의 처지를 비교했을지도 모릅니다.
무엇보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친구들의 결혼식을 지켜보며 자신도 저렇게 번듯한 모습으로 결혼하고 싶다는 마음을 가졌던 것이죠. 훗날 당시 결혼 전 아내를 미국으로 떠나게 할 정도로 확신을 주지 않았던 본인의 모습을 반성하며 넉넉지 않았던 시절에 함께해 줘서 감사합니다라는 마음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그러고 보면 평범한 집에서 태어난 친구 씨는 누구보다 성공 욕구가 컸던 것으로 짐작됩니다.
서울대를 향한 집념 번듯한 모습으로 결혼을 하고자 하는 바람 안타깝게도 매 상황마다 그는 스스로 꿈꿨던 나름의 이상을 실현하지 못했죠. 그러나 신구 씨는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그가 그토록 바래왔던 이상을 실현시키는 데 성공합니다.
배우로 갓 데뷔한 신구씨는 외모도 연기력도 그다지 뛰어난 사람이 결코 아니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신구 씨는 배우로 성공하기 위해 남들보다 몇 배는 더 노력을 했다고 하는데요. 앞서 언급하였듯이 살면서 많은 실패를 경험한 그는 배우로 성공하기 위해 정말 사활을 걸 수밖에 없었죠.
당시 연극 무대에서 주로 활동하던 그는 드라마로 처음 넘어왔을 때를 기억하며 녹화 당일 카메라 리허설 후 점심 먹고 촬영에 들어가는데 저는 점심때 스튜디오가 텅 피면 밥을 굶고 혼자 대본 리딩 연습을 했어요라는 고백을 한 적이 있습니다. 밥 먹는 시간도 아껴가며 최선의 연기를 보여주려 노력했던 그 그의 열정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또 그는 어떤 역할이든 불평 없이 소화해낸 것으로 유명한데요. 신구씨는 연기 초기엔 주로 부정적인 역할을 많이 맡았어요. 하지만 불만 없이 열심히 했죠. 드라마 야간 비행을 처음 찍을 땐 비중 있는 역할이 아니었어요. 그런데 모습을 본 작가 김동현 씨가 제 비중을 자꾸 늘려줘서 나중엔 전체 가운데에 서기도 했죠. 라는 일화를 들려주기도 했습니다. 조금은 구태의연한 말이겠지만, 정말 그는 끝없는 노력 끝에 기회를 잡았고 결국 성공을 거둔 케이스라고 볼 수 있죠. 연기자로서 성공을 거둔 신구씨는 안주하지 않고 이후 새로운 도전을 하기도 했습니다.
시트콤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해서 보여준 그의 연기가 바로 그것인데요. 평소 근엄하고 진중한 역할을 해왔던 신구씨는 이 드라마에 출연해 툭하면 화를 내고 푼수길까지 있는 노구 역할을 성공적으로 소화해냈습니다. 이로 인해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고 이 기세를 몰아 출연한 롯데리아 광고에선 니들이 개맛을 알아라는 누구나 하는 유명한 유행어를 남기기도 했죠.
과거 서울대 입학에 실패하고 돈이 없어서 39살까지 결혼을 미뤘던 그는 어느새 자신의 고등학교 동기 중에서 가장 유명한 인사가 될 정도로 배우로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신고를 모르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니까요?
한편으로는 지금의 성공을 거두기까지 그가 얼마나 피나는 노력을 했을지를 생각하니 더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지금도 여전히 현역으로 활발히 활동하는 신구 씨는 특히 연극 무대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고 합니다. 본인이 연극으로 배우 생활을 시작했기에 더 애착이 갔던 것이죠.
그런데 이런 신구 씨로부터 최대한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건강상의 이유로 현재 출연 중인 연극 라스트 세션 무대에 오르지 못하게 되었다는 것이었는데요. 당초 신구 씨가 맡았던 회차엔 오징어 게임으로 유명세를 탄 오영수 씨가 대신 등장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는 관객과의 약속을 지키겠다며 마지막까지 영국 출연을 강행하려고 했지만, 관계자들의 만류와 설득 끝에 결국 이번을 결정했다고 하는데요. 정확한 입원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치료를 위해 입원을 한 것이라고 하니 상태가 생각보다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건강상의 이유로 입원한 신구 씨는 본인의 몸보다 지금도 관객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늘 마음에 걸려 하고 있다고 합니다. 참 연기 장인으로 오랜 시간을 달려온 그의 마음이 이해도 가면서 이제는 부디 건강부터 챙기셨으면 좋겠네요. 오늘 영상의 마지막은 신구 씨와 이순재 씨 두 사람의 깊은 우정에 대해 들려드리고 싶네요.
과거 라디오에 출연한 이순재 씨가 가장 친한 친구가 누구냐라는 질문에 주저 없이 신구 씨를 선택할 정도로 두 사람은 굉장히 각별한 사이입니다. 아무래도 오랫동안 배우 활동을 했다는 점 연극에 굉장한 애정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공통점으로 자격 두 사람이 절친한 사이가 될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현재 두 분의 꿈은 더 오래도록 연기를 하는 것이라고 하는데요. 그러고 보면 신구 씨 이순재 씨 두 분 다 근엄하고 진지한 연기만 하다가 어느 순간 히트콤에서 코믹 연기에 도전했다는 점도 닮아 있네요. 어쩌면 이제는 원로 배우가 된 이순재 신구 씨는 서로가 서로에게 너무나 큰 의지가 되는 존재이지 않을까요?
그런 의미에서 이순재 씨에게 이번 신구 씨의 건강 악화 소식은 누구보다 더 큰 충격으로 다가왔을 것입니다. 부디 신구 씨가 건강을 회복하여 절친인 이순재 씨와 함께 오래오래 연기 활동을 이어가시길 바랍니다.